조직 성과 모형

Written By Oh Jae Won

Crafting strategic policies and developing practical, implementable frameworks.

전략 기획 업무를 하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우리가 세운 전략이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나?”입니다. 작년에 경험한 일입니다. 3개년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부서별 KPI를 설정했습니다. 6개월 후 점검해 보니 대부분의 지표가 목표에 미달이었습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각 부서 담당자가 “우리는 열심히 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전략 수립은 시작일 뿐입니다. 그 전략이 실행되고, 성과로 연결되려면 체계적인 조직 성과 모형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전략 기획 관점에서 조직 성과 모형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조직 성과 모형이란?

조직 성과 모형(Organizational Performance Model)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액션으로 바꾸고, 그 결과를 측정하여 다시 전략으로 피드백하는 순환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략 기획 업무에서 자주 겪는 상황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사업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시장 분석을 했고, 경쟁사 벤치마킹을 하고, 투자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6개월 후 “진척이 없다”는 보고를 받게 되죠. 왜일까요?

전략은 있는데 그 전략이 각 부서의 구체적인 업무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한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지표도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직 성과 모형은 이 “전략-실행-성과-피드백”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핵심 도구입니다.

조직 성과 모형의 핵심 구성 요소

성과가 좋은 기업을 관찰하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

“올해 매출을 늘리자”보다는 “3분기까지 신규 고객 200명 확보”처럼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합니다. 목표가 명확해야 직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어요.

지속적인 측정과 피드백

월 단위로 진행 상황을 점검합니다. 또한 문제가 있으면 바로 대화합니다. 마치 운전할 때 계기판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처럼요.

정기적인 검토와 개선

분기마다 “뭐가 잘 됐고, 뭐가 부족했나”를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만드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보상과 인정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칭찬과 보상을 줍니다. 어려움을 겪는 직원에게는 도움을 제공합니다.

주요 성과 모형

주요 조직 성과 모형들을 소개하겠습니다.

BSC(균형성과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형입니다. 재무,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관점에서 성과를 측정하죠. 특히 전략맵과 연계해서 사용하면 전략과 성과지표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할 때, 학습과 성장 관점에서 “직원 디지털 역량 교육 시간”, 내부 프로세스 관점에서 “업무 자동화율”, 고객 관점에서 “디지털 채널 만족도”, 재무 관점에서 “디지털 채널 매출 비중”을 설정해서 진행하였습니다.

OKR

구글, 넷플릭스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전사 목표에 부서별, 개인별 목표로 cascade 되는 구조입니다. 전략기획팀에서는 CEO와 함께 회사 차원의 Objective를 설정하고, 각 부서가 이를 어떻게 달성할지 Key Results를 정의하도록 도와줍니다.

KPI

단순해 보이지만 전략과 연계된 KPI 체계를 만드는 것은 기획력이 필요합니다. 각 전략 목표별로 선행지표와 후행지표를 구분해서 설정합니다. 또한 부서 간 상호 영향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성과 모형 설계 프로세스

조직 성과 모형 설계 프로세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단계: 전략목표 분해 및 우선순위 설정

중장기 전략에서 도출된 전략 목표를 MECE(상호 배타적이고 전체 포괄적) 원칙에 따라 분해합니다. 모든 목표를 다 측정하려고 하면 논점이 흐려집니다. 핵심 3~5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단계: 측정 지표 설계 및 검증

각 전략 목표별로 성과지표를 설계할 때는 SMART 원칙뿐만 아니라 다음 사항도 고려해야 합니다.

  • 선행 지표 vs 후행 지표의 균형
  • 정량 지표 vs 정성 지표의 조합
  • 데이터 수집 가능성 및 신뢰성
  • 타 부서와의 연관성 및 영향도

3단계: 부서별 캐스케이딩

전사 조직 성과 모형을 각 부서의 성과지표로 연결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부서 간 중복이나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4단계: 성과관리 체계 구축

월간/분기간 성과 리뷰 프로세스, 대시보드 구축, 개선 과제 도출 및 관리 등 전체적인 성과관리 체계를 설계합니다.

성과 모형 운영 방안

조직 성과 모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하우를 알아보겠습니다.

정기적인 성과 리뷰 회의 주관

매월 부서장 성과 리뷰 회의를 주관합니다. 이때 단순히 숫자를 보고하는 자리를 만들면 안 됩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토론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Red zone(목표 미달) 지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합니다. Green zone(목표 달성) 지표는 다른 부서에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공유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 조성

조직 내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감으로 판단하던 것들을 데이터로 검증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가설-실행-검증-개선’ 사이클을 만들어가는 거죠.

외부 벤치마킹 및 업계 동향 분석

우리 회사의 성과지표가 업계 대비 어느 수준인지, 선도 기업들은 어떤 지표를 중요하게 보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 성과 모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지표의 과다 설정

처음에는 모든 것을 측정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지표가 너무 많으면 논점이 분산되고 관리 부담만 증가합니다. “Less is More” 원칙을 기억하세요.

단기 성과에만 집중

분기별 실적에 매몰되어 중장기 관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성과 모형에는 반드시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된 선행지표를 포함해야 합니다.

부서 이기주의 유발

성과지표를 잘못 설계하면 부서 간 협력보다는 경쟁만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사 최적화 관점에서 지표를 설계합니다. 또한 부서 간 공동 KPI도 고려해야 합니다.

Top-down 방식의 일방적인 도입

경영진과 전략기획팀이 일방적으로 정한 조직 성과 모형은 현장에서 외면받기 쉽습니다. 초기 설계 단계부터 각 부서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조직 성과 모형 도입을 위한 체크리스트

  • 전략 목표와의 연계성 확보
  • 측정할 수 있고 영향 가능한 지표 선정
  • 선행 지표와 후행지표의 균형
  • 데이터 수집 체계 및 시스템 구축
  • 정기적인 리뷰 프로세스 설계
  • 부사별 캐스케이딩 체계 완성
  • 성과와 보상의 연계 방안 마련
  • 지속적인 개선 및 고도화 계획

조직 성과 모형은 단순한 측정 도구가 아닙니다. 전략을 실행으로 연결합니다. 또한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전략적 도구입니다.

전략기획팀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계획 수립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계획의 실행과 성과관리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조직 성과 모형은 바로 이런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완벽한 조직 성과 모형을 만들려고 장시간 고민하지 마세요. 70% 수준의 모형이라도 빨리 도입해서 운영하면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조직 성과 모형을 제대로 설계하고 운영한다면 전략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조직 전체의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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